시 그리고 단상들
이창동 감독의 시를 봤다. 내일 이맘때 쯤이면 깐느에서 황금종려상 아니면 적어도 여우주연상을 타게 될 영화를 미디어가 호들갑을 떨기 전에 봐두고 싶었다.
전작 밀양만 해도 원작이 있는 작품이었으나 이번 시의 경우에는 시나리오부터 연출까지 모두 이창동감독이 한 것으로 나와있었다. 이창동 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부터 기대가 됐다.
세계적으로 시라는 장르는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는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고, 서점에 가면 시집 코너가 있으니 괜찮은 편이라고 해야할까. 올해 깐느에서 이 작품이 각광을 받고있는 것도 시라는 장르에 대한 호기심이 한 몫을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자기네 문화에서는 이미 실질적으로 사멸한 장르를 이야기한 영화니까 말이다. 그래서 더 깐느에서 수상 가능성이 높은게 아닐까 싶다.
영화가 끝나고 타이틀이 다 올라와도 극장을 떠나지 못했다. 영화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대한 의문은 집에 와서 한참이나 다른 블로거의 글을 읽어본 이후에나 풀렸다. 하나의 실마리가 풀리니 다른 의문도 술술 풀려버렸다.
마지막을 이해하지 못한 건 나의 영화 읽기능력 부족 때문일 터.
작년 시덥잖은 박쥐도 깐느에서 상을 받아온 것을 생각하면(이 당시엔 이창동 감독이 심사위원이었다) 시는 충분히 황금종려상을 받아도 될 듯 하다. 오늘 아침에 홍상수에게도 비경쟁 상을 하나 준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깐느가 이창동 감독에게도 (여우주연상 정도가 아니라) 큰 상을 주지 않을까 싶다.
중간에 교감선생님으로 나왔던 이가 국회의원 최문순씨가 아닌가 했는데, 타이틀을 보니 역시나 그랬다. 시 선생님으로 나왔던 분도 진짜 시인(김용택 시인)이었고.
내일 아침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창동 감독은 상에는 관심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큰 상으로 이런 흔치않은 진지한 예술가를 칭찬해주는 건 분명 의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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